청주라는 도시는 언제부턴가 조금씩,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바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학업을 위해, 또 누군가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따라 이곳에 도착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 복잡한 도시에 숙소를 구하러 다니는 일은 왠지 모르게 더 버겁게 느껴진다. 특히 익숙하지 않은 도시일수록, 우리는 ‘머물 공간’을 찾는 일이 단순한 방 구하기 이상의 일이 된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얼마 전, 평택과 이천에서 몇 달씩 작업했던 후배가 청주로 발령받아 연락을 해왔다. “형, 이 근처에 한두 달쯤 머물 만한 곳 아세요?” 잠시 머뭇거리다 복대동과 봉명동을 언급했다. 내가 예전에 짧게 지냈던 곳, 편의시설이 괜찮았고, 무리 없는 거리가 주는 안정감도 있었던 동네다. 그 후배는 아마도 M으로 시작하는 어떤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