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이 끊긴 날, 비행기는 떴다5월 초, 도시에는 잠깐의 고요가 감돌았다. 주말과 공휴일, 대체휴일까지 더해진 황금연휴. 대다수는 그 시간을 기회라 여겼고, 인천공항으로, 청주공항으로, 짐을 들고 출국장을 향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떠날 수 없었다. 이유는 단순했고, 어쩌면 허탈했다. SK텔레콤 해킹. 그것도 전국 규모의 해킹 사태. 비행기 이륙 소리보다 빠른 ‘데이터 오류’ 알림2025년 5월 3일 오전. 평소처럼 알람이 울렸지만, 그날은 달랐다.“SK텔레콤 해킹 관련 보안 조치로 유심 교체 권장.” 그 시각, 인천공항에서는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38만 명이 출국 준비를 마쳤고, 청주공항에서는 후쿠오카, 타이중을 향한 LCC 노선들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출국 전 로밍 설정도, 모바일 티켓 ..